씨티銀 수수료 올리고 혜택 줄여…노조 "구조조정 포석"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07 13:08 수정일 2016-03-07 17:14 발행일 2016-03-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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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이 국제현금카드 발급 수수료와 예금상품 관련 수수료 등을 인상하거나 혜택을 축소한다. 사진은 서울 한 씨티은행 지점.(연합)

한국씨티은행이 국제현금카드 발급 수수료와 예금상품 관련 수수료 등을 인상하거나 혜택을 축소한다.

노조는 고액 자산가 외 일반인 고객을 줄여 은행 직원을 구조조정하려는 포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내달 11일부터 참 똑똑한 A+ 통장, 원더풀 등산·마라톤·골프 통장, 모을수록 오르는 맥스 통장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5개 예금상품의 약관을 변경한다.

조건을 충족하면 ATM 출금·이체 수수료와 폰뱅킹·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던 혜택을 없애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씨티은행은 또 씨티원 예금 상품의 타행 ATM 출금 수수료 면제 혜택도 월평균 잔액 1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무제한으로 유지하고, 이 금액 미만인 경우에는 면제횟수를 축소했다.

이와 함께 이달 7일부터 국제현금카드 발급 수수료도 다시 인상한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와 같은 조치가 고액 자산가 고객 관리에 집중하면서 일반 고객 영업은 축소시켜 소규모 점포와 직원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될 것을 의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점체계 조정으로 소규모 점포에서는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수료 혜택까지 줄이면, 자산가가 아닌 고객들은 발걸음을 돌릴 것”이라며 “1∼2년이 지나면 저성과 점포와 직원들을 정리할 명분이 생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부터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개인고객 지점을 모델1(PB센터), 모델2(기업금융센터), 모델3(일반 영업점)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 가운데 가장 소규모 지점인 모델 3 지점의 경우 근무인원이 6명 내외에 불과해 여건이 열악하고, 세일즈 인력을 배치하지 않아 사실상 영업이 어려운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델 3 점포에 대해 지난 1월 서울지방노동청과 금융감독원에 전면적인 현장 실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입출금 통장의 부가서비스 혜택 종료는 수수료를 은행권 평균 수준으로 맞추는 대신 인터넷·모바일·ATM 등 비대면채널 수수료의 감면 대상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모델 3 영업점의 경우 고객의 은행 방문이 필요 없는 비대면 계좌신규 프로세스 등 디지털 뱅킹 강화를 통해 단순 업무는 최소화 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 서비스 강화 일환으로 5000만~2억원까지 씨티 프라이어리티, 10억원까지는 씨티골드, 10억원 이상 고객들에게는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로 VIP 고객군을 세분화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