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업무 특성 파악전 규정마련 서둘러 사분사태를 봉합 위한 졸속 조치 비난도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부 규정을 바꿔 사외이사 7명 전원을 연임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KB금융은 2014년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벌어진 ‘내분사태’를 겪은 후 2년인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줄였다. 당시 이사회가 중재자나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편가르기로 갈등의 골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자 내놓은 지배구조 안정화 방안 중 하나였다. 당시 내·외부평가를 통해 매년 하위 1인 이상을 연임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최근 KB금융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사외이사 7명 전원을 유임시키기로 의결했다. 임기는 1년이다.
사외이사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최운열 서강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등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회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내분사태 이후) 회사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고, 1년만에 사외이사를 새로 뽑는데 시간 등 여러 제약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B금융과 당시 내부규정 마련에 참여했던 이사회 관계자들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외이사 제도와 역할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졸속으로 규정을 마련하고, 1년만에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전문성,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시한 방안이었지만 채 1년도 가질 못했다”라며 “내분사태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쫓기듯 내놓은 조치였다”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