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선 이겨냈지만 못 쉬는 아빠 은행원들… 왜?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3-01 14:05 수정일 2016-03-01 17:43 발행일 2016-03-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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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따가운 시선, 복직 후의 불안감을 이겨내고 휴직신청서를 손에 쥐었지만 아빠들은 또 다시 머뭇거린다. 경제적 부담감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1년간의 유급휴가를 포함해 최장 2년의 육아휴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별 급여 조건을 보면 KB국민은행은 1년간의 유급휴직 기간 중 처음 6개월간은 급여의 100%를 주고, 이후 6개월 동안 50%를 지급한다. KEB하나은행도 110 영업일 간 100%, 이후 1년까지는 50%를 준다. 우리은행은 22주 동안 100%를 주고 이후 1년까지 25%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급여의 100%를 110영업일간, 이후 1년까지 30%를 지급한다.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최초 1년간 월 급여의 80%를 책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남성에게 가장으로서 부담을 더 많이 지우는 사회 구조상 반 토막 나는 월급은 아빠들의 휴직을 망설이게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학생 자녀 학자금, 연간 수 백명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해외연수 등 은행권 복지는 일반 기업에 비해 우수한 편이지만 육아휴직에 있어서 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출산, 양육으로 인한 지출 증가가 부담스러워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은 여성에 비해 매우 짧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가정에 관한 복지 강화가 기업 경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한다.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육아휴직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인재확보, 기업가치 제고 및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 분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문화 개선을 위해선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채용·유지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기업 홍보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