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까 죽일까’ 고민에 빠진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02-29 16:35 수정일 2016-02-29 16:53 발행일 2016-02-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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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여승주 대표이사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사진제공 =한화투자증권)

여승주 부사장이 한화투자증권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진형 전 대표이사가 진행했던 수많은 ‘개혁’들을 여 신임 대표가 어디까지 ‘살려둘’ 것인지 관심이 높다.

한화투자증권은 2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주진형 전 대표이사는 임기 만료를 1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공약단 부단장 자리를 맡으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공석이었던 대표이사 자리를 빠르게 채워낸 것.

여 신임 대표는 지난해 9월 한화투자증권의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사실상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재정 및 관련 업무를 이어왔기 때문에 ‘한화의 금융통’으로도 불린다.

그룹에서 1985년 입사 이후 30년을 한화에 몸담아 온 자타공인의 한화맨을 내려보낸 것은 파격행보를 이어온 주 전 대표 때문이다.

주 전 대표는 재임 중 매도 리포트 확대와 서비스선택제, 회전율 제한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그룹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도는 좋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파격은 오너가 수년간 진행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들이다. 이를 임기가 정해져 있는 전문경영인이 진행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수’였다는 것.

결과는 직원들의 이탈로 나타났다. 주 전 대표는 취임 이후 곧바로 비용감축을 위해 정리해고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350명이 나갔다. 여기에 꾸준히 이어지는 개혁도 이에 못지 않은 숫자의 직원들을 떠나게 했다. 특히 고객을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을 받는 ‘컨설팅 고객’과 직접 매매하는 ‘다이렉트 고객’으로 나눈 뒤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인 서비스선택제는 영업직군에서 거세게 반발했다. 지점장을 비롯한 영업직원들이 대거 반기를 드는 초유의 ‘항명사태’가 두 차례나 벌어지기도 했다. 누군가는 개혁, 누군가는 개악이라고 부르는 파격 속에 6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여 대표가 주 전 대표의 파격을 어디까지 지울지는 알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점은 더 이상의 파격 행보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