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수장 총집합'…ISA 불완전판매 막아라 당부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2-24 17:02 수정일 2016-02-24 17:54 발행일 2016-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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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불시점검, 미스터리 쇼핑 등 현장점검 강화"
임종룡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ISA 출시 준비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

“불완전 판매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은행장, 증권사 수장들을 불러모아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고객 선점 경쟁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임 위원장은 24일 금융위 청사에서 ‘ISA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내달 14일 출시를 앞둔 ISA는 대다수 국민이 가입 대상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 KDB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미래에셋증권 사장 등이 참석했다.

당국이 금융사 대표들을 불러 경고장을 날린 것은 ‘불완전 판매’ 우려 때문이다.

ISA는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외에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개별 상품을 편입하는 만큼 원금손실 위험이 내재돼 있다. 펀드, 리츠,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운용 성적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상품이 즐비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ISA의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시키는 것이 필수다.

각 금융회사에 일임형 ISA 고객을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초고위험 등 5단계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2개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판매 전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승용차, 골드바, 여행 상품권 등 최고 2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내걸고 ISA 가입에 혈안이 돼 있다. 증권사 역시 5%대의 파격적인 특판RP 가입 특전 등을 내세우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업계에선 이런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ISA가 팔려나갈 경우 자칫 불완전 판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사 간 경쟁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점유율 자체가 목적이 되면 곤란하다”며 “ISA 계좌 이전도 허용돼 결국 수익률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금융위가 파생상품 투자 권유 자격 취득 과정에서 요구되는 집합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을 두고 불완전 판매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국은 불완전 판매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시점검과 미스터리 쇼핑(암행점검) 등 현장 감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금융투자소비자보호실과 은행·비은행 소비자 보호국에서 ISA 판매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현장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