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으로 제한된 기업 대외활동 공모, '졸업유예' 부추긴다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2-23 17:52 수정일 2016-02-23 18:37 발행일 2016-02-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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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졸업식이 있었던 서울여자대학교 대강당.

기업 및 정부기관의 대외활동 지원자격이 대부분 재학생으로 한정돼 있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 대학생 2명 중 1명 꼴로 ‘기졸업자가 취업에 불리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활동 ‘지원자격 제한’이 졸업유예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년단체 ‘청년이 여는 미래’가 발표한 ‘졸업유예 제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매출 기준 상위 100개 기업들이 작년 공공한 대외활동 중 66.1%가 대학생과 대학원생만을 대상으로 했다. 정부기관 대외활동 176건도 지원자격이 대학(원)생이었다.

특히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는 각각 21건 중 10건, 5건 중 4건의 대외활동에서 지원 자격을 제한했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는 모든 대외활동에서 졸업생이 배제됐다.

정부기관은 대외활동 지원자격을 대학(원)생에 한정한 건 전체 공고 600건 중 17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외교부 ‘서포터즈’, 보건복지부 ‘음주폐해예방 대학생기자단’ 등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외활동 다수가 대학(원)생으로 제한됐다.

이런 대외활동 지원자격 제한은 대학생들의 졸업 유예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학생들은 졸업생 신분이 취업에 불리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취업에 도움이 되는 대외활동 경력 쌓기가 ‘졸업생’ 신분에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대학생들은 졸업생 신분이 취업에 불리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청년이 여는 미래의 조사에서 졸업 유예 경험이 없는 대학생 200명 중 56.5%(113명)가 ‘(기업들이)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나 재학생을 선호할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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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기업들은 채용시 신분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청년단체 청년이 여는 미래 제공)

하지만 실제 기업들은 채용시 졸업 여부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

취업포탈 ‘인쿠르트’가 2014년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 및 계열사의 2015년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채용공고 196건 중 단 16건만이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했다.

또 취업정보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251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시 졸업여부가 선호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졸업자를 더 선호한다’가 30.7%로 ‘졸업예정자를 더 선호한다’(10.7%)는 응답보다 3배가량 많았다. ‘상관 없다’는 응답은 58.6%로 가장 많았다.

청년이 여는 미래 이윤희 사무국장은 “대외활동 지원자격 제한이 청년들의 졸업 유예를 부추겼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