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명동은 '유커'가 지킨다?…유커 모시기 열풍

전경진 기자
입력일 2016-02-05 18:29 수정일 2016-02-05 18:49 발행일 2016-02-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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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명동거리에서 열린 유커 환대 캠페인에서 풍물놀이가 진행됐다.

“쿵 기덕 쿵! 얼쑤!”

5일 오후 명동 예술극장 앞 사거리 공터.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높이 들고 5명의 풍물놀이패를 찍고 있었다. 30분 가까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느라 손이 빨개졌지만 얼굴들에는 미소가 한 가득이다. “재밌어요. 이런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일을 하는 부모님을 뵈러 왔다는 중국 관광객 난(34)씨는 풍물놀이 공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민족의 대명철 설을 맞아 서울을 떠난 사람들이 많지만 명동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우리의 설 격인 중국 춘절을 맞아 한국을 찾아 온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춘절 기간(7~13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커는 15만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주춤했던 내수시장의 활력을 되살리고자 정부 기관·단체들이 발 벗고 나선 결과다.

이상준 서울시관광협회 주임은 “춘절맞이 중국 관광객 환대 캠페인을 개최했다”며 “명동 관광 및 쇼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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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유커 환대 캠페인이 진행되는 명동거리에서 정아라팀이 가야금 연주를 하고 있다.

명동은 유커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환대 캠페인을 위해 마련된 부스에는 관광 안내 책자와 무료로 증정되는 복주머니가 놓여있었다. 이 주임은 “중국의 경우 도로가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어 행사나 공연을 할 수 없다”며 “(명동에서의 행사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물 공연 후에는 ‘정아라’팀의 가야금 3중주 연주가 진행됐다. 정아라팀 단장 정보라(29)씨는 “추운 날씨에도 반응이 좋다”며 “앉을 자리 같은 게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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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맞이 명동 상점가

민간 기업들도 ‘유커 모시기’에 한창이다.

명동길 양 옆에 늘어선 가게들은 하나같이 중국어로 쓰인 입간판과 ‘50% 세일’과 같은 광고 문구를 가게 유리창에 붙여놨다.

롯데면세점, G마켓 등 대형 온·오프라인 쇼핑업체들은 명동길가에 임시부스를 마련해 유커에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명동성당 근처 올리브영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춘절을 맞아 평소보다 재고를 2배 가까이 늘렸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vie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