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으로 공직 복귀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5-12-31 17:03 수정일 2015-12-31 17:04 발행일 2016-01-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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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문형표 장관<YONHAP NO-2081>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국회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문형표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연합)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4개월 만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통령이 문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지난해 8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부실 대응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문 전장관은 4개월만인 지난달 14일 마감한 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연금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하며, 복지부 장관은 복수의 후보자 가운데 최종 후보를 가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최종 후보 2명 중 문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해 달라고 청와대에 제청했으며, 청와대가 복지부의 제청을 받아들여 이날 문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한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500조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 금융투자업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 전 장관은 복지부 장관 시절에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수익을 높인다며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해 독립 기금운용공사 설립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따라서 문 전 장관이 취임하게 되면 곧 기금운용개편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연금지부(국민연금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연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문 전 장관은 결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그는 무능력하게 메르스 확산을 방치해 38명의 애꿎은 생명을 앗아간 장본인”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곧 메르스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고 복지부 내 관련자들이 줄줄이 중징계가 예고돼 있다”며 “최종 책임자가 징계는커녕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하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민연금 노조는 “청와대가 온 국민이 반대하는 문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오직 하나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를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