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산업기상도, '건설·전자' 맑고 '유화·자동차·철강·조선' 흐리다

강기성 기자
입력일 2015-10-11 11:00 수정일 2015-10-11 11:18 발행일 2015-10-11 99면
인쇄아이콘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5년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자·IT 업종과 건설 업종은 ‘맑음’으로 나타났고, 그 밖에 기계, 자동차·유화·철강·섬유·조선 업종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먼저 전자·IT 업종은 반도체 업체의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SK의 대규모 투자계획도 호조 기대감을 더한다.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까지 반도체 수요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스마트폰 수출 확대, 프리미엄 TV 수요확대도 전자·IT업종의 상승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건설업종의 부동산 규제완화(LTV·DTI 완화) 등으로 민간의 주택수주가 전년동기대비 97.3%(7월누계)나 증가했고, 상반기 저조했던 공공수주도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4분기에는 대규모 SOC 예산집행도 앞두고 있다.

반면, 자동차·기계·철강·조선 업종은 엔저와 중국의 영향으로 4분기 어두울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가 문제다. 3년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엑센트가 동급 도요타에 비해 12.6% 저렴했으나 ’15년에는 1.6% 비싸게 팔려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계업종은 중국경기 부진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의 약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다. 중국의 투자둔화로 굴삭기 등 건설기계 현지수요가 감소했고 중국 로컬업체에 밀려 일부 대기업은 연내 공장폐쇄도 검토 중이다.

중국의 ‘철강 밀어내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업종 역시 ‘흐림’이다. 중국 경기침체로 자국수요가 둔화되자 중국산 철강물량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상마찰도 심화돼 상반기까지 한국이 받은 총 161건의 수입규제 중 62건이 철강부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유화업종도 중국 시장점유율 확대와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전망이 좋지 않다.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감소됐고, 중국, 중동 국가들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정유업계도 년초 회복했던 정제마진이 지난 7월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경영환경 악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섬유·의류업종도 ‘흐림’으로 예보됐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EU 등에서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해외 생산공장의 원부자재 현지조달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한편, 어닝쇼크와 신조 발주량이 급감하고 있는 조선업종은 가장 전망이 좋지 못하다.

코스피200에 포함된 조선업체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에는 -0.97%, 2분기에는 -27.99%를 기록했다. 신조 발주량은 올해 8월에는 79척으로 작년 대비 30%수준이고, 최근 6년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쇄빙선, 해양플랜트 등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기술 및 경험 부족으로 공기가 지연돼 조선업계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많은 업종이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지만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제적 구조조정과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성 기자 come2kk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