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 첫 주말… 백화점·마트 웃고 전통시장 울고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5-10-04 13:51 수정일 2015-10-04 18:17 발행일 2015-10-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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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의 올해 가을 정기 세일(코리아 그랜드 세일) 첫 주말인 4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행사장에서 중국 관광객과 시민 등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연합)

‘졸속 준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시작된 첫 주말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시장들은 이 기간 평소보다 매출이 줄어들어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부터 3일까지 전체 매출은 작년보다 23.6% 늘었다. 특히 아웃도어(28.8%), 구두(62.8%), 핸드백(42.1%), 주방·식기(20.3%)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초반이긴 하지만 두 자릿수 세일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1년 12월 송년 세일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의 블랙프라이데이 첫 주말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1~3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10월 1~3일)과 비교하면 27.6% 늘었고, 지난해 10월 첫째주 같은 요일(10월 2~4일·목~토)과 비교하면 27.6% 증가했다. 특히 패션 부문이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실제로 여성의류 매출 증가율(작년동기대비)은 32%에 이르렀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작년 대비(1~3일) 매출이 36.7% 가량 늘어났다. 부문별로 보면 컨템포러리의류(88.5%)와 가전(79.5%)이 가장 큰 신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세일기간 동안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간절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면서 “남은 세일기간 동안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로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백화점만큼은 아니지만 선방했다. 롯데마트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늘었다.

반면 전통시장은 인근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의 상인 오명자(61·여)씨는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의 남성시장 상인 강효선(28·여)씨도 “며칠전부터 방문하는 손님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길음시장과 남성시장은 모두 정부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한다고 밝힌 곳이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