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로 일부 업종 피해 불가피… 최상의 대응 전략은 '현지화’

강기성 기자
입력일 2015-10-03 16:35 수정일 2015-10-03 16:51 발행일 2015-10-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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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섬유 분야 피해 예상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 가능
미국 애틀랜타 TPP 장관회의장<YONHAP NO-1004>
코트라가 최근 업계 간담회를 갖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티결에 따른 업계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사진은 최근 TPP 회의가 열렸던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웨스틴 피치트리플라자 호텔 모습. (연합)

국내 기업들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에 대응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TPP가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우리 기업들은 차분히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사장 김재홍)는 최근 TPP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진 결과, 업종별 영향과 대응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가장 우려되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TPP 발효로 관세철폐가 이뤄질 경우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돼 우리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TPP 역내 국가인 미국이나 멕시코 등에 공장을 둔 기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히려 앞으로 우리 기업의 현지화 전략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로 디트로이트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회사 A사의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심각한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자동차도 닛산, 마즈다 등 일본 등에서 직수입하는 메이커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우리 자동차 수출에 다소간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엔저 지속, 관세 철폐로 인한 일본 내 생산 완성차의 수혜가 예상됐다.

섬유·의류 업계도 TPP 타결이 우리 기업이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관세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베트남을 활용하려는 우리 기업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산지 규정 결정에 따라 영향이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베트남 생산 기업의 수혜가 예상됐다. 일부 기업은 이미 원사 공장을 베트남에 짓기로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A에서 활동 중인 경기섬유마케팅센터 관계자는 “TPP 타결을 고가의 기능성 제품 개발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석유화학 업종도 당장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현지화 확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계 분야는 일본제품 대비 가격경쟁력 악화로 최근 美 제조업 회복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업종별 수요에 따른 맞춤형 대응 전략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자 업종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산 TV, 냉장고 등에서 약간의 가격효과가 예상되지만 휴대폰 등 IT 주력 품목은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도 관세가 없기 때문에 TPP의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전자분야 기업들은 TPP 협상 타결이 전자 업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해 회사 차원의 대비책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TPP보다 엔화 및 위안화 대비 원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고기능 제품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 업종도 미국 시장에서 일본제품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지 않은데다 일본제품의 가격대가 높아 관세인하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지 진출 C사는 우리 보다는 스틸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건설 기자재 등 주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업종들도 아직은 중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조사됐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TPP로 인해 일부 업종의 피해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미 우리 기업들이 현지화, 제품차별화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향후 TPP 타결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해외 진출기업들의 TPP 활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성 기자 come2kk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