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오늘 특별사면 ‘운명의 날’ 오전 국무회의 주목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8-13 08:51 수정일 2015-08-13 09:24 발행일 2015-08-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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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오늘(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를 긴장간 속에 지켜보고 있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청와대가 광복 70주년 8·15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을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형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형제 등 그동안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어 왔던 대기업 총수들의 거취가 이곳에서 최종 결정된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지난 10일 사면심사위원회에 제출된 명단에 극히 일부 총수와 기업인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대국민담화 발표하는 박근혜 대통령<YONHAP NO-1604>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을 확정 단행한다. 사진은 지난 6일 대국민담화 발표 방송 모습.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발전·국민통합’이라는 2개의 큰 원칙을 제시하며 대규모 광복절 사면 단행 방침을 시사했었지만, 12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의 사면안을 보고받은 뒤 계속 총수 사면의 폭과 대상에 관해 깊이 고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에 8.15 특별사면의 의미와 원칙, 기준 등을 설명할 예정이며 이어 김현웅 법무장관이 국무회의를 마친 후 최종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체 사면 대상 인원은 200만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기업인은 50여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부분 중소기업인들이다. 정치인은 원칙적으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올 상반기만 해도 경제살리기 분위기 속에 상당한 수의 총수 사면 가능성이 엿보였다. 실제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경제 살리기를 위해선 총수들의 특별사면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분위기가 급냉했고 최근에는 롯데그룹의 부자간 경영권 다툼까지 노출되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국민들의 반기업 반재벌 정서가 확산되자 청와대로서도 대규모 총수 사면의 명분을 잃어버린 것이다.

박 대통령이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만 유일하게 대상에 포함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 즈음이다.

더욱이 최 회장도 사면만 이뤄질 뿐 복권 대상에서는 빠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롯데 사태가 총수 사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우리 경제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기업을 책임지고 이끌 수 있도록 총수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