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쇄신 나섰다…"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5-08-11 11:50 수정일 2015-08-11 19:36 발행일 2015-08-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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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최근 붉어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향후 계획을 밝히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쇄신 방안을 발표했다.

신동빈 회장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텔롯데를 가까운 시일내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상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회장은 구체적인 상장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신 회장은 일본롯데의 한국롯데 지분을 축소하고 국민 기업으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설치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그동안 베일에 싸인 롯데그룹의 핵심 고리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L투자회사에 대해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라는 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그 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어 부친(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 등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와 우리사주회, 임원진이 각각 3분의1씩 나눠 갖고 있다”며 “저는 롯데홀딩스 지분 1.4%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롯데그룹에 대한 정체성 논란에도 “국내에 상장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기업”이라며 “신격호 회장이 조국에서 평생 쌓아온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돼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언급했다.

한·일 분리경영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한·일롯데가 힘을 합치면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두 회사를 완전 분리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애국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대화할 생각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과는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를 많이 존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문제점을 듣고, 롯데를 과감하게 개혁해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국민 여러분과 주주, 협력업체와 정부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한·일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이달 17일에 열린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이번 주총의 안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다음은 신동빈 회장의 일문일답.

-호텔롯데의 상장시기는.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문제기 때문에 언제까지 하겠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반(反)롯데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나가겠다.”

-7월 15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 취임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잘 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일간 경영 갈등이 깊고 문화적 차이나 정보 공개 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느껴진다. 한·일 분리 경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는 해외 시장에서 많이 성장해왔다. 한·일 롯데제과의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정도로 세계 제과 시장에서 두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5조원 규모다. 글로벌 시장에서 7~8번째 정도다.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두 회사를 완전 분리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나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애국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신격회 총괄회장과 대화할 의지는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대화할 생각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그룹에 전체적으로 13만명 정도, 세계적으로는 18만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사업 안정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경영과 가족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의중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아버지를 많이 존경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지배관계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3분의1은 광윤사, 3분의1은 우리사주, 나머지는 임원들이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롯데홀딩스 지분은 1.4% 정도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버지 뜻은 임직원 지시를 받고 경영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