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실수 안하는 것보다 극복하는 게 더 중요"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7-02 16:47 수정일 2015-07-02 16:48 발행일 2015-07-02 99면
인쇄아이콘
wrt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로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창의적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이겨내야 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2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변혁’이란 주제로 개인, 대학, 산업계, 정부의 미래형 사고·행동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권 부회장은 “현재의 직업 대부분은 향후 10~20년 이내에 없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래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간과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디바이스 중심에서 플랫폼, 에코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개인과 대학, 기업과 정부 모두 신속히 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부회장은 “개인은 산업화 시대 성공전략이었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에서 벗어나 ‘실수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위해서는 실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빨리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창의적 사고의 기본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학들도 학생들이 학과별 울타리에서 벗어나 타 전공을 경험하고 외국 대학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문샷 싱킹(Moonshot thingking, 달나라로 사람을 보내는 형태의 혁신적 사고)’을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특히 업계를 향해 기업 혁신을 통한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도 퍼스트 무버 전략을 펴고 있다”며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육성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를 향해 ‘네거티브 규제’를 주문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규제는 법 조항에 열거된 사항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없다는게 권 부회장의 지적이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조항만을 법에 명시한 뒤 명시되지 않은 모든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좌회전 금지 구역이라고 표시된 지역을 빼고는 어디서든 좌회전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좌회전 허용 구역만 표시하고, 모든 곳에서 좌회전을 금지하는 방식”이라며 “창조경제시대에 맞게 하루 빨리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연구개발(R&D) 정책에 대해서도 “지금의 국가 R&D 규모는 세계 1등이지만 최근 10년 간 획기적인 산업을 만든 게 없다”며 “장기적인 거대 담론 프로젝트는 정부가 지원하고, 단기 프로젝트는 기업에게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