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기업 체감경기 최악… "소비심리 잡기 안간힘"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6-30 13:53 수정일 2015-06-30 13:58 발행일 2015-06-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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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여파로 서울지역 한 대형 할인점에서 마스크를 쓴 채 쇼핑하는 소비자들. (연합)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6월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의 수준 만큼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극복해 나가는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주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6으로 전월대비 7포인트(P) 떨어져 2009년 3월(56)이후 6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들의 재고, 생산설비, 투자, 고용, 신규매출 등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로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응답이, 100 이하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달 제조업BSI는 주력 업종과 기업규모를 불문하고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대기업BSI는 73, 중소기업BSI는 57로 전월대비 각각 5P, 8P 하락했다. 수출기업BI는 67, 내수기업BSI는 66으로 전월대비 7p, 6p 각각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식료품(66), 음료(61), 의복·모피(56), 가죽·가방·신발(61) 등 소비재 품목들이 전월대비 BSI가 10p 이상 떨어져 다른 업종보다 타격이 컸다. 또한 수출부진으로 자동차(82), 조선·기타운수(61), 전기장비(62) 등도 전월대비 BSI가 상당폭 떨어졌다.

이와 관련 피해가 가장 큰 백화점 등의 유통업계에서는 내수 부진에 대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세일품목과 기간을 대폭 늘려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한창인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메르스 사망자가 최초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이달 첫째주(1~7일)와 둘째주(8~14일) 매출 신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8%, -4.6% 감소했다. 반면 셋째주(15~21일)는 4.3%를 기록해 회복세로 돌아서는 국면을 보여줬다.

예컨데 롯데마트는 첫째주 -14.7%, 둘째주 -5.3% 감소했으나 셋째주 0.2%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플러스 전환했다. 홈플러스 역시 같은기간 각각 -1.8%, -22%를 보여주다가 셋째주는 3.3%의 상승세를 보였다.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 양상으로 매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의 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 둘째주는 -4.8%를 기록했지만 셋째주에는 -3.2%로 감소폭이 줄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 감소가 1~2% 포인트 안팎으로 줄었다.

다만 면세점의 경우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 작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누계 매출이 전년 대비 공항 면세점이 20%, 시내 면세점이 30% 가량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아직 진행중이어서 작년보다 쇼핑 분위기는 침체된 게 사실이지만 셋째주부터는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더욱 늘려 소비심리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내자동차업계 역시 위축된 소비심리를 잡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고객과 접촉이 이뤄지는 전시장, 서비스센터, 시승센터 등 각 영업장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방역대책에 집중하고 있으며, 상담 시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정 의무화를 실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수입차업체들은 전화 및 인터넷 상담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매출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국적으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판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객 요청 시 시승차를 배송해주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임직원이 먼저 메르스 예방 대책을 생활화 하는 가운데 사태를 지켜보며 고객이 안심할 만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