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IT 등 산업계,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으로 '비상'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6-28 16:58 수정일 2015-06-28 18:23 발행일 2015-06-29 4면
인쇄아이콘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하자 우리 산업계가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장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도 29일 오전 거시경제회의를 개최, 그리스 사태를 집중 점검한다.

우리나라는 그리스와의 교역 규모가 작아 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더라도 당장 수출기업 피해 등 직접적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때와 같이 유럽 전반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거나 유로화 약세를 심화시킬 경우 수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그리스와의 교역액은 지난해 14억6천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1조982억달러) 대비 0.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수출액이 10억5천만달러(0.2%), 수입액은 4억1천만달러(0.1%)다.

그리스와의 교역은 이미 올해 들어(1∼5월) 수출액이 작년보다 73.1%, 수입액은 41.1% 급감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자동차·전자·해운업 긴장

자동차와 전자 등 유럽시장 의존도가 큰 업종들은 그리스 사태가 유럽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리스 시장 자체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겠으나 유럽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 신경쓰면서 결제통화 다변화, 다양한 환헤지 등의 대처방안을 강구중이다.

전자업계도 자칫 그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럽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지 않을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리스 아테네에 현지법인을 두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리스 시장 자체는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가들에 비해 규모가 작아 이번 사태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으나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리스가 전세계 해운업 경기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 해도 해운강국이고 선주사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29일 긴급 회의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자 정부는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29일 주식·외환시장 개장 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그리스 사태가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디폴트가 완전히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아가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는 중”이라며 “돌발 상황이 생겨도 대응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29일 밤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유동성 공급 중단이 결정되면 그리스 은행들에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이 생기면서 당장 29일부터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이 올 가능성도 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