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대우증권 매각 걸림돌 되나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6-22 16:44 수정일 2015-06-22 17:19 발행일 2015-06-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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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사옥

브릿지경제 심상목 기자 = 산업은행이 KDB대우증권을 올해 안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KDB생명이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단독 혹은 KDB생명과 패키지 매각 방안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과 패키지로 매각하면 인수자를 찾기가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 대우증권 매각이 추진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과 매각방식을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9월 입찰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현재 대우증권을 단독으로 매각할지, 다른 계열사와 묶어 매각할지 등 매각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계열사’는 KDB생명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과 대우증권을 묶어서 매각할 경우 오히려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이 시장에 나오면 인수전에 나서겠다는 후보군은 제법 있다. 문제는 대우증권 인수 후보군이 과연 KDB생명을 원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또한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생명업계 미래는 밝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인수 후보군인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단숨에 국내 증권시장 1, 2위를 다툴 수 있다. 그러나 KDB생명의 상황은 다르다. 2015년 3월 기준 KDB생명의 총자산은 14조3261억원으로 25개 생보사 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KB금융의 경우 KDB생명을 가져가 KB생명(총자산 약 7조9000억원)과 합친다고 해도 동양생명이나 흥국생명 수준에 불과하다.

KDB생명은 지난해 두 차례 매각을 실시했으나 모두 무산됐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해 4월에서 DGB금융지주가 단독 참여했으나 실사까지 가서 금액이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또 9월에는 입찰에 참여한 곳이 한 곳도 없어 무산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사를 해보니 회사 가치가 높지 않았다는 것 아니겠냐”며 “지난해 말 있었던 두 번째 매각작업에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도 시장에서는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총알(자금력)이 많은 중국자본이 국내 보험사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현재 상황에서 중국 등 외국 자본을 제외하고는 KDB생명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