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담보대출 300조원 돌파…“가계부채를 어찌할꼬”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6-14 10:30 수정일 2015-06-14 13:44 발행일 2015-06-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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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심상목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됨에 따라 가계부채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증가하는 가계부채 문제로 향후 서민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0조956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지난 3월보다 5조1246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4월 말 271조7535억원과 비교하면 29조2033억원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수도권의 절반인 176조8884억원이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합친 전국 주택담보대출은 477조8452억원으로 지난달대비 7조9735억원 늘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64.3%가 수도권에서 늘어났다.

아울러 4월 말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408억원으로 전월대비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수도권의 가계대출은 460조4652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9583억원 늘었다. 가계대출도 역시 한 달간 전체 증가분의 59%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됐기 때문이다.

실제 금리 인하와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로 전국 주택 거래량이 3개월째 10만건을 넘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만9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5% 늘었고 1∼5월 누적 거래량은 50만413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사상 최저치인 1.50%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 서민경제와 경기부양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크 월튼(Mark Walton) BNP파리바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가 높아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메르스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한국의 경기 회복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빚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줄어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부채 규모는 증가하는데 가처분소득 증가세는 둔화됨에 따라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총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분석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인식하고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이제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