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내방송에서 "신경영 이끈 이건희 회장 쾌유기원"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6-08 10:02 수정일 2015-06-08 10:46 발행일 2015-06-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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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는 당시 모습. (사진=삼성그룹)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삼성그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新)경영 선언’ 22주년을 맞아 사내방송을 통해 신경영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했다고 8일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5분 동안 사내방송 SBC를 통해 ‘새로운 도전의 길, 신경영을 다시 읽다’란 주제의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신경영은 이 회장이 과거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발표한 것으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고도 불린다.

이 회장은 당시 경영환경에의 위기감을 바탕으로 ‘양적 사고방식의 체질을 질(質) 중심으로 바꿀 것’을 주문했다. 기존 경영 관행을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라는 지시와 함께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유명한 말도 이 때 나왔다.

이날 특집방송은 삼성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신경영 당시의 경영환경과 삼성그룹의 위상 등을 현재와 비교하면서, 다시 신경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송은 “신경영 이후 삼성그룹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지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 도전은 신경영을 통해 모든 것을 바꿨던 그 때처럼 냉정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변화의 결단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의 국경 없는 경쟁과 모바일 혁명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 위상과 과거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22년 전 신경영 정신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이날 방송에서 특히 와병 중인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이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은 안정적인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회복하면서 재활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삼성 측은 전했다. 이 회장은 아직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지만, 하루 15시간 이상을 깨어 있는 상태로 지내는가 하면 휠체어 산책과 규칙적인 재활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매일 병실을 방문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도 매일 이 회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의료진과 가족들은 한때 익숙한 환경이 이 회장의 의식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자택 치료를 검토했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오히려 무리를 줄 수 있어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념일을 전후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을 대신에 그룹 경영을 승계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이 회장이 맡고 있던 두 공익재단의 이사장직을 이 부회장에게 물려주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를 재편을 발표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