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율, 공장가동률 낮아도 6년3개월 만에 최고치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6-03 09:09 수정일 2015-06-03 18:55 발행일 2015-06-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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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고율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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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재고율이 6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한 제지공장 창고에 제품들이 쌓여져 있다.(게티이미지)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공장 가동률이 낮은데도 제조업 재고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수출 부진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6.5%로 전월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2009년 1월(126.5%) 이후 6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재고율 흐름은 지난해 말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올 들어 넉 달째 상승하는 모습이다.

작년 10월 123.9%로 고점을 찍고는 12월 116.4%까지 떨어졌다가 1월부터 3월 사이에 120.1→122.9→123.6%로 상승했다.

재고율은 계절조정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눠 산출하는 것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재고가 많다는 뜻이다.

재고율 상승은 경기가 회복할 때는 기업들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미리 생산을 늘리는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물건이 안 팔려 창고에 쌓이면서 나타난다.

최근 상황은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12월 76.6%였다가 올 들어 하락세를 타며 3월 73.8%, 4월 73.9%로 2009년 5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4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하면서 두 달째 내리막을 걸었다.

제조업의 수출출하는 전월 대비로 1, 2월에 각각 3.9%, 2.0% 줄다가 3월 1.2% 늘었지만 4월에 다시 1.9% 감소했다.

같은 시기에 내수출하는 -2.6%, 2.7%, -0.8%, 1.0%로 증감을 반복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 부진에는 내수보다 수출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수출 실적 악화, 재고 부담에 비춰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면서 5개월째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수출 부진으로 재고 소진이 지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재고가 제조업 생산 회복에 장기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