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공유형 모기지론 ‘깜깜무소식’… 출시 왜 늦어지나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6-01 18:14 수정일 2015-06-01 18:14 발행일 2015-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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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대출 출시로 우리은행 업부 집중
급증하는 가계대출 부담에 밀어붙이지 못한 듯
저금리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사고 수익은 은행과 나누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출시가 당초 3월에서 7월로 4개월가량 미뤄졌다. 은행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 광풍에 수익공유형 모기지론이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과 함께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도 상품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8일경 수익공유형 모기지 출시와 관련한 내용을 확정, 발표한다. 확정안에는 정확한 상품 구조와 출시 일자가 담길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다음주 국토부가 확정안을 발표하더라도 실제 상품 출시는 7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확정안을 토대로 우리은행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 상품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상 금감원 상품인가에는 약 1개월 정도가 걸려 7월 초나 중순이 돼야 실제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정부와 은행, 고객 입맛에 모두 맞는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높은 전월세 가격이 불만인 사람들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면,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만족시킬 수 있다. 은행 역시 집값이 오르면 수익을 공유하면 되고 집값이 떨어지면 7년 후 LTV를 재산정하면 된다. 주요 타깃 지역인 서울 등의 집값이 7년 후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 출시가 3월에서 6월, 다시 7월로 연기된 이유는 은행 업무 상황에서 비롯됐다. 우리은행이 안심전환대출 광풍으로 수익공유형 모기지론 업무를 병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과 이 상품을 취급하는 부서가 같다”며 “안심전환대출 업무가 이제서야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취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가계대출 부담이 국토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국내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34조9000억원이다. 4월 중에만 8조8000억원이 증가, 금감원이 가계대출 통계를 낸 지난 2006년 이후 4월 실적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하나는 저금리에 따르는 주택 매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수익공유형 모기지론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