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늘린 공기업 개혁…3년간 부채비율 5%P 올라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5-31 15:58 수정일 2015-06-02 14:19 발행일 2015-05-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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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내 30대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채비율이 현 정부 출범 이전인 2012년 말보다 오르고, 차입금 의존도 역시 커진 것.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1년이 지난 2014년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 이후 9대 핵심 추진과제 중 첫번째로 내세운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실제 효과가 미비함을 방증하는 셈이다.

31일 기업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국내 30대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부채비율이 194.3%로 2012년 말보다 5% 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지난해 30대 그룹 부채비율이 79.9%인 것과 비교할 시 공기업 부채비율이 2.4배나 높은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부채비율이 410.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 408.7%, 한국가스공사 381%, 한국석유공사 221.3%, 한국광물자원공사 219.5% 순으로, 이들 공기업은 부채비율 200%를 넘었다.

한국전력공사(198.6%)와 한국지역난방공사(190.3%)도 2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서부발전(156.2%), 한국남부발전(151.1%), 한국중부발전(138.5%), 한국동서발전(136.1%), 한국수력원자력(128.7%), 한국남동발전(127.7%),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113.1%),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113%), 한국수자원공사(112.4%) 등 절반이 넘는 16곳이 부채비율 100%를 넘었다.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부채비율은 통상 제조업 기준으로 100% 이하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년간 부채비율이 상승한 공기업은 절반에 가까운 14곳에 달했다. 가장 크게 오른 곳은 한국철도공사로 244.2%에서 410.9%로 166.7%포인트나 뛰었다.

한국서부발전(74.9%포인트), 한국남부발전(61.9%포인트), 한국동서발전(59.7%포인트), 한국석유공사(53.8포인트), 한국광물자원공사(49.4%포인트), 한국중부발전(42%포인트), 한국남동발전(29.7%포인트), 한국전력공사(12.4%포인트) 등이 모두 두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30대 공기업의 차입금의존도 역시 45.5%로 2년 새 1.3%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재무건전성 지표로, 30% 미만일 때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다. 이 기준을 15.5%포인트나 상회한 것이다.

대한석탄공사(208.4%)는 차입금의존도가 200%를 넘어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가스공사(65.5%), 한국광물자원공사(63.9%), 한국철도공사(58.9%), 한국토지주택공사(57.5%)도 50%를 넘었다.

다음으로 한국남부발전(48.5%), 한국서부발전(47.3%), 한국수자원공사(46.4%), 한국동서발전(46.1%), 한국지역난방공사(45.3%), 한국도로공사(45.2%), 한국석유공사(44.7%), 한국남동발전(44%), 한국중부발전(43.8%),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40.4%), 한국전력공사(38.8%) 순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았다.

30대 공기업 가운데 차입금 의존도가 오른 곳도 15곳이나 됐다. 한국남부발전(20.1%포인트), 한국동서발전(19.1%포인트), 한국서부발전(16.5%포인트), 한국중부발전(11.2%포인트) 등은 상승률이 두자릿수였다.

이어 한국광물자원공사(7.6%포인트), 울산항만공사(7.5%포인트), 한국남동발전(7.3%포인트), 한국석유공사(5.7%포인트), 인천항만공사(4.4%포인트), 대한석탄공사(2.5%포인트), 한국수력원자력(1.8%포인트), 한국전력공사(1.7%포인트), 부산항만공사(1.7%포인트), 한국조폐공사(0.8%포인트), 한국토지주택공사(0.1%포인트) 순으로 차입금 의존도 상승폭이 컸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