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차세대 성장동력 'LED 조명시장' 공략 가속화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27 16:12 수정일 2015-04-27 16:51 발행일 2015-04-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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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재진출의 의지를 가다듬고 있어 업계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외국산에 잠식당하면서도 아무 대응도 없던 LED조명시장의 재진출을 위해 최근 물밑으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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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핵심 전자기술을 적용해 광효율을 높이고 무게는 반으로 줄인 LED 조명 4종을 발표했다.(사진제공=LG전자)

앞서 국내 LED 조명 시장은 이 같은 발전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이라는 규제로 삼성과 LG 등의 대기업이 발목을 잡혀 지난 3년간 미비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마련된 적합업종 선정이 오히려 중국 업체들과 GE, 오스람과 같은 글로벌 조명업체들에게 LED 조명 시장을 대놓고 내줬던 셈이다.

이 같은 부작용 해결을 위해 LED 산업이 결국 국내 대기업에도 개방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우선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LED 조명 사업의 재진출을 선언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시장 내 판로를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고,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대형 조명 기업인 페이러와 합작 계역을 체결했으며 양측은 중국 LED 조명 시장을 겨냥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상품 생산, 영업, 마케팅 측면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계약은 오경석 삼성전자 LED 사업부장(부사장)이 직접 나서 페이러의 모회사인 상하이 최대 국영기업 이디엔의 차이샤오칭 회장과 페이러 최고경영자인 황펑 사장을 직접 만나 성사시킨 것으로, 향후 페이러 등 조명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어 의의가 깊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위치한 40여개 사업장의 LED 조명 교체 사업을 페이러에 맡기는 대신 페이러가 생산하는 조명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을 우선 공급한다. 또 페이러가 보유한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수년간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온 페이러는 중국 내 대형 조명 사업을 활발히 수주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LED 조명 보급률은 20~30% 수준이지만, 시장 규모는 4500억 위안(79조3000억원)에 달한다. 또 내년부터 모든 백열전구의 생산·판매가 금지돼 LED 조명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LED사업부가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수익 개선에 성공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미주와 유럽 시장 공략에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형광등을 LED조명으로 교체하려는 산업 시설 및 기업 사무실 등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목표로 지난달 LED조명 신제품 10종을 출시했다. 또한 광효율을 높이고 무게를 반으로 줄인 LED 조명 4종도 이달 본격 출시한다.

LG전자 측 관계자는 “이번 제품들의 효율, 빛의 품질, 안정성 등을 부각하는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 이를 통해 산업용 LED조명 시장에서 인지도 높은 유럽산과 저가 중국산 제품 사이에서 우리 제품이 채택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LED 직관등과 완제품인 LED 평판조명, 고천장등, 다운라이트 등으로 기존 사업분야에서 쌓은 핵심 기술을 LED 조명에 적용 시켰다. 또 LED TV의 LED 칩 배열기술과 노트북, 에어컨의 제품 발열 제어기술 등을 LED 조명에 채택했다.

LG전자 라이팅BD 정윤권 담당은 “학교, 병원, 문화시설 건물 등 B2B 위주의 조명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통망을 라이팅 전문점에 집중했다”며 “LG의 핵심 전자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LED 조명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제품이 가세하면서 전세계 LED 시장은 업체들 간의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최소 향후 5년까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PC산업이 위축되면서 태블릿 PC 산업이 뜬 것처럼 조명시장도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가정용 제품, 신흥국에서는 대규모 건설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언리미티드(SU)에 따르면 LED 조명 시장은 지난 2012년 37억4500만달러 규모에서 2017년 99억6100만달러로 16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맥키지도 LED조명 점유율이 2011년 12%에서 2016년 41%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광산업진흥회 역시 국내 LED 조명 시장 관련 지난 2010년 4380억원 수준이었으며, 작년에는 1조244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진흥회는 이번 LED 조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외에 따라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간 LED 조명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백열전구 사용을 금지하고 LED 조명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조명업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돼 왔다.

LED 조명이 유독 인기몰이인 까닭은 소비전력이 백열전구에 비해 10% 수준에 불과하며, 수명은 50배 이상 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