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신임 농협금융 회장, 임종룡·성완종 넘을까?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4-27 18:03 수정일 2015-04-27 18:03 발행일 2015-04-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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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요인 제외하면 수익성 난제…NH투자증권 키워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정식으로 선임됐다. 27일 농협금융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된 김 신임 회장은 29일 취임식을 갖는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농협금융의 수익성 확보와 ‘성완종 정국’ 리스크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추천
차기 농협금융 회장 김용환(연합)

2014년 말 기준 농협금융 당기순이익은 64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지주 2조824억원, KB금융 1조2330억원, 하나금융 9126억원 등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는 실적이다.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으나 이는 염가매수차익에서 비롯됐다. 염가매수차익이란 기업인수시 인수 대상 회사의 순자산공정가치보다 인수가액이 낮은 경우 발생하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 등을 인수하면서 3655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했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농협금융이 지난해 거둔 순익은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김 회장의 리더십은 어떻게 농협금융의 실적을 개선할 것이냐에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투자증권과의 합병 후 자산순위 기준 증권업계 1위가 된 만큼 그에 걸맞는 순익을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임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현 금융위원장)의 가장 큰 업적이 우리투자증권 인수”라며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증권업계 공룡을 인수했는데 후임자가 수익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내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련 업계에서는 김 신임 회장을 두고 이른바 ‘낙하산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수익성 확보로 이러한 우려는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임 회장이 회장실에 앉기까지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바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다. 고인이 된 성완전 전 경남기업 회장 다이어리에는 당시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난 일정이 기재돼 있다.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이던 시절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에 약 52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기업이 무너지면서 수출입은행은 2000여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성 전 회장이 전임 임종룡 회장을 만난 이후인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농협은행의 경남기업에 대한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도 김 회장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금융권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며 “그러나 감사원 감사에 따라 언제든지 상황은 돌변할 수 있어 김 회장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23일 경남기업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 이후 금융감독원 고위 인사가 개입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한 사항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가 관련 내용을 들춰보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에 제공된 금융권 특혜성 대출에 대한 수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신임 회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금감원 상임위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을 역임한 그는 금융소비자자문위원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으로 활동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