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몸’ vs LG전자는 ‘마음’… 힐링전략 정반대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21 16:03 수정일 2015-04-21 17:37 발행일 2015-04-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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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임직원을 위한 힐링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IT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반대의 힐링 전략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은 ‘몸’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반해LG는 ‘정신’힐링에 집중하고 있는 것. 

LG전자
‘LG일상예술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LG전자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 단순히 보너스 같은 물질적 수단으로 직원들을 위로한 데 반해, 최근에는 몸과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임직원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활기찬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 이와 관련 업계는 삼성의 ‘하드웨어’ 문화와 LG의 ‘온정주의’ 문화가 각각 힐링 프로그램 제공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우선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철저한 건강관리를 위해 사내식당에서 웰빙 트렌드에 맞춘 건강 식단을 내세우고 있다. 사내 식당이 단순히 싼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넘어 ‘맛과 건강’을 더해주는 곳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것. 특히 삼성전자의 DS(부품) 부문이 위치한 경기 기흥·화성 등의 사업장에서 진행되는 ‘웰링힐링(Welling&Healing)’ 캠페인은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을 반영한 테마를 정해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든 ‘임직원 건강 프로젝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사내식당에서 ‘웰링힐링’ 캠페인 건강밥상을 제공받고 있다.

임직원들은 3가지 특별 테마로 구성된 식단을 즐길 수 있다. △컬러푸드·슈퍼푸드 △저염식 △건강밥상이 그 것으로 컬러푸드는 과일과 야채에 함유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슈퍼푸드는 면역력 증가와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1일 평균 소금 섭취량을 10g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하는 ‘저염 캠페인’도 진행돼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일 점심은 거의 회사에서 해결하는 데 맛도 좋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행운이고 감사하다. 각종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건강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 개선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며 “대사증후군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반복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로부터 제공되는 ‘건강 밥상’은 이러한 증후군 예방에 확실한 도움이 되고 있다. 과거 잘못된 식습관을 벗고 올바른 식습관으로 자연스레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직원들의 심리적 건강과 안정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최근 각 사업장에 심리상담을 설치하고 철저한 비밀 보장 아래 일대일 개인 상담, 집단 상담 프로그램, 심리검사 등을 제공 중이다. 물리적으로 방문 상담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온라인 상담도 진행중이며 사업장 별로 교육학, 심리학 등을 전공한 석사와 박사 학위의 전문 심리상담가가 최소 1인 이상 상주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작년 말부터 진행한 스트레스 명상 관리 프로그램도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직원들은 매일 아침 15분씩 명상을 통해 감정조절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지식 나눔 힐링 프로그램 ‘LG 런치 세미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런치 세미나는 점심시간에 다양한 분야의 강연자를 초청해 소통하는 시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방지를 위해 1회당 선착순 15명으로 제한한다.

아울러 LG전자는 ‘LG 일상 예술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회사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벽화 그리기 방식 중 LG미니빔 TV 프로젝터를 활용한 ‘라인아트’를 선택해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밖에 LG전자는 일과 육아 때문에 평소 함께하는 시간을 잃어버린 부부들이 1박2일동안 잊고 지냈던 부부간의 사랑을 다시 확인 할 수 있는 ‘부부 힐링 캠프’도 본부 별로 운영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부부심리 상담 프로그램과 명상 힐링 프로그램의 인기가 좋다”며 “특히 부부 관련 프로그램 중 ‘부부 힐링 캠프’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이를 꾸준히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회사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힘을 북돋아주기 위한 힐링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고, 범위와 방식도 점점 다양화 시키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힐링은 또 다른 기업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한 만큼 임직원들이 건강을 유지시켜 회사 안팎으로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내려는 공동체 의식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