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인력빼가기, 상도의 어긋나… '통신장비업계 반발'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21 11:26 수정일 2015-04-21 11:26 발행일 2015-04-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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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국내 동종업계 고급 인력을 대거 영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토종 업체들의 긴장을 자아내고 있다.

이들은 화웨이의 국내 인력 채용 시도가 중소 통신장비 기업의 핵심 기술 유출은 물론 연구개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다산네트웍스에 따르면 화웨이코리아는 최근 헤드헌터를 통해 다산 소속 영업·개발 인력의 영입을 시도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움직임은 여러 번 감지됐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다산은 이달 초 화웨이코리아에 인력 영입 행위 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금지 요청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화웨이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업계 상도의를 깼다고 판단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 통신장비 시장은 규모가 적은 데다 ‘통신 기술’을 사고파는 산업적 특수성 때문에 동종업계 내 인력 채용은 업계에서 암암리에 불문율로 통했다.

다산 관계자는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려고 동종업계 인력을 빼내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우리 회사 외에도 다른 업체의 고급 인력들도 꾸준히 접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인력난은 물론 기술 유출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산은 지난해 매출액이 약 1천600억원으로 국내 1위 통신장비회사지만 화웨이(약 33조4천억원)와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작은 규모의 기업이다.

또 다른 국내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아직 우리 회사 인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없지만 예전부터 그런 소문이 돈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에선 화웨이가 도를 넘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코리아 측은 인사 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인력 유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히 통신장비는 국가의 기간망 사업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토종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