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사, ‘요우커’를 잡아라!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04-19 14:25 수정일 2015-04-19 14:32 발행일 2015-04-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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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2)
<p>명동 한 가게에서 중국 관광객이 알리페이를 이용해 물품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은행)

국내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이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결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 여건상 이익 창출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9일부터 중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서비스 중 하나인 ‘알리페이’와 제휴해 결제 정산 대행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중국 관광객은 스마트폰에 ‘알리페이 월렛’을 실행하면 국내 가맹점에서도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스마트폰만으로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해졌다”며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각 영업점과 홈페이지를 통해 발급 받을 수 있는 ‘자유로운 여행카드’를 출시했다. 또다른 중국 내 결제서비스인 ‘유니온페이’와 손잡았다. 이 상품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고객들은 간편한 결제와 함께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BC카드는 유니온페이, 중국은행(Bank of China)과 서비스 및 마케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C카드는 이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특화서비스 개발, 제휴 마케팅 확대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유치를 위해 3개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충전식 선불카드인 ‘KPASS신한러브코리아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 4조8290억원 중 중국인 사용액은 2조5514억원으로 52.8%를 기록했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평균 1조739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조4823억원 보다 17% 증가했다.

그러나 KB금융의 법인세 환급금 1996억원, 하나금융지주의 삼성자동차 연체이자 승소에 따른 특별이익 375억원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 같은 기간과 유사하다. 또한 2분기에는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인한 투자수익률 악화,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1월과 2월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은 6.3%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 5.8%와 비교하면 0.5%포인트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또한 소득공제 혜택 등으로 인해 체크카드 결제비중이 증가하면서 카드사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의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된 상태”라면서 “중국인,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