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펙보다 전문성과 스토리 갖춘 인재" 선호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10 06:50 수정일 2015-04-10 06:50 발행일 2015-04-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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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당 분야 특화된 전문성을 갖춘 ‘스타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각각의 사업부가 조기 성과를 거둘만한 리더 수혈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몇 년 전부터 전자 사장단과 임원들에게 “앞으로 업무 절반 이상을 핵심 인력 확보에 두겠다”며 “핵심 인재를 몇 명이나 선발하며, 이를 뽑기 위해 사장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그들을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사장 평가 항목에 반영할 것”이라고 지시한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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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대영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무, 민소영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 생활가전사업 상무, 진재형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무.

스카우트된 인재를 살펴보면 삼성과 LG의 이같은 철학을 쉽게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민소영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서울대를 졸업한 그는 영국 테스코 출신 소비자 분석 전문가로 전자산업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클럽카드를 강화시키는가 하면 ‘베이비&키즈클럽’과 ‘와인클럽’을 론칭해 업계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는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고객 및 매장관리 업무에 집중하다 지난 2월 삼성전자 식구가 됐다.

서울대 졸업 후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대형 글로벌서비스팀 네트워크사업부 전무는 모토로라, 에어바나, 네이블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연구개발(R&D)에 힘써왔다. 그는 지난 2003년 통신 솔루션 기업 ‘네이블 커뮤니케이션즈’를 창업한 뒤 통신사 네트워크망 보안 솔루션을 개발 납품해 업계 소문난 인재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그는 작년 10월 회사를 엔텔스에 매각한 뒤 지난 1월 삼성전자에 합류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강화를 내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서 보안,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인 마케팅 재원 진재형 네트워크영업팀 상무는 대우인터내셔널과 LG전자, 시스코에서 마케팅, 영업을 두루 거쳤다. 그는 시스코에서 기업업무를 담당하던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상대하며 삼성과의 친분을 쌓아왔다. 이후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기업영업과 마케팅을 맡아 고객사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경성 환경안전센터 글로벌환경안전팀 상무는 안전보건공단 출신으로 사업장의 유해화학물질 취급, 관리 전문가다. 그는 공단에서의 실무와 정책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에 강조되는 사업장 안전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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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진홍 LG전자 마케팅전략조직(FD) 해외영업본부 전무, 여민수 상무, 소프트웨어(SW)센터 SW플랫폼연구소 류경동 상무.

LG전자는 최근 1년간 영입한 외부 출신 임원이 9명에 달한다. 분야별로 마케팅과 소프트웨어 개발, 신사업 발굴 등 영업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해외영업본부 마케팅전략조직(FD)을 진두지휘하는 김진홍 전무가 대표적이다. 김 전무는 한,미 합작회사 농심켈로그 대표이사 출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소비자대상 마케팅과 브랜드 전력을 총괄하는 업무에 한창이다. 여민수 상무도 마케팅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이베이코리아와 NHN 등을 거쳐 지난해 LG전자 식구로 영입됐다.

하버드대 석사 출신인 1975년생 김수영 휴대폰사업본부(MC) 마케팅커뮤니케이션FD 상무는 LG전자의 모든 임원 중 우람찬 MC 상품기획담당 상무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임원으로 꼽힌다. 그는 유니레버와 노바티스에서 근무하다 LG전자에서 둥지를 틀게 됐다.

이들 기업은 특히 “고도화된 산업 구조를 극복하고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대우를 받고 있다”며 “스펙 중심의 채용 보다는 동종업계가 아니더라도 ‘스토리’를 갖춘 인재 선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