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 설비투자 줄이고 R&D 투자 늘려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05 10:04 수정일 2015-04-05 17:31 발행일 2015-04-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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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이 유형자산 투자는 줄이고 무형자산 투자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의 절대액을 차지하는 설비투자는 11%나 줄어든 반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각각 2%와 19% 늘었다.

5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274개사의 유·무형자산 및 R&D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48조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줄었다. 투자액의 68%를 차지하는 설비투자액이 113조8천억원에서 101조2천400억원으로 11%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는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R&D 투자액은 35조3천1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고, 영업권·산업재산권·소프트웨어개발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11조9천9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8% 급증했다.

30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의 투자액이 50조4천억원으로 전체에서 33.9%의 비중을 차지했다. 설비투자액이 29조7천억원이었으며, R&D가 18조8천억원, 무형자산 투자가 1조9천억원 등이었다. 설비투자가 11.9% 감소한 반면 R&D와 무형자산 투자는 3.2%와 29.9% 증가했다. 총 투자액은 5.6% 감소했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38조7천억원으로 76.8%를 차지했고 전년보다 4% 포인트 높아져 의존도가 심화됐다.

SK는 지난해 25조2천600억원을 투자했다. 전년보다 3.4% 증가했으며, 특히 무형자산 투자액이 1조3천400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배로 늘었다.

SK그룹의 투자는 SK하이닉스(6조5천600억원), SK텔레콤(3조5천400억원), SK이노베이션(2조4천400억원) 등이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전년보다 1조9천억원(41%)이나 크게 늘었다.

지난해 투자액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4대 그룹 중 총 투자액이 늘어난 곳은 SK가 유일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투자액이 각각 16조4천500억원과 15조500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6.6%와 5.7% 줄었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투자액도 107조1천5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1%로, 전년 70.2%보다 1.9%포인트 높아지면서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이는 4대 그룹을 제외한 하위 그룹들의 투자가 더 감소했다는 의미다. 실제 30대 그룹 투자에서 4대 그룹을 제외하면 47조2천500억원에서 41조3천900억원으로 12.4%나 줄어든다. 30대 그룹 전체 감소율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현대중공업은 2조7천200억원으로 11위였으며, 한화(1조6천800억원), 신세계(1조6천200억원), 한진(1조4천억원), OCI(1조1천700억원), 금호아시아나(1조900억원), 효성(1조원) 등이 투자액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투자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4천600억원에서 9천300억원으로 99.6% 증가했다. 이어 미래에셋(54.5%), OCI(53.6%), 대우건설(42.7%), 대우조선해양(31%) 등이 30% 이상 투자액을 늘렸다.

반면 현대는 8천300억원에서 4천100억원으로 50.2% 감소했고 포스코(42%), 대림(35.2%), 한진(31.8%) 등도 투자액이 크게 줄었다.

기업별 투자액은 삼성전자가 38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6조8천500억원), SK하이닉스(6조5천600억원), LG전자(6조2천5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5조2천억원) 등이 5조원 이상 투자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