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고강도 세무조사… "부당 해외 자금 거래 포착"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4-02 17:24 수정일 2015-04-02 17:24 발행일 2015-04-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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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2010년 6월 이후 5년만에 현대중공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일 현대중공업예 따르면 국세청 조사1국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인력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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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무조사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보통 대기업의 비자금·탈세 혐의를 주로 다루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대기업이라도 본사가 지방에 있으면 관할지방 국세청을 통해 세무조사를 벌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서울국세청의 조사1국이 투입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조선업 등 특정 업종에 대한 세무조사를 자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대중공업 본사는 물론 계열사까지 부당 해외 자금 거래, 내부거래 등의 혐의가 포착돼 세무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사전조사에서 해외 자금 거래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계열사와의 부정한 거래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것”이라며 “ 일단 정기 세무조사를 하되 자금 거래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특별 조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세무조사는 일반적으로 4~5년을 주기로 실시되는 정기세무조사일 가능성이 크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경기의 장기 침체로 지난해 사상 최악인 영업손실 3조249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인력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중장비·플랜트·에너지 분야에 걸쳐 26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3월 말 기준 자산 58조4000억원을 보유한 국내 재계 서열 6위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이 5년 만에 재계 서열에서도 뒷걸음질을 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14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재계 순위(공기업 포함)는 전년 9위에서 1단계 떨어진 10위에 올랐다.현대중공업은 2006년 14위에서 2007년 15위로 순위가 밀린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단 한 해도 순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