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업계 부동산 '열풍'… 실리콘밸리 토지 매입 잇달아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3-05 14:04 수정일 2015-03-05 17:30 발행일 2015-03-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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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의 관심 키워드로 ‘부동산’이 떠오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적인 기업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이 기업의 성장에 대비해 풍부한 현금을 앞세워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을 둘러싼 ‘토지비축(land banking)’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은 실리콘밸리 지역 최소 19곳 부동산 매입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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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리서치 회사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구글이 구매한 부동산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근처 창고부터 레드우드시티 근처 93만5000평방피트 규모의 사무실 공간까지 다양하다.

구글은 지난달 초현대적인 유리로 만들어진 신사옥 신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5년 이후 부동산에만 총 25억 달러 (약 2조7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남동쪽에 위치한 멘로 사이언스앤테크놀로지 공원을 3억9500만달러(약 430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정형외과 수술 기구 제조업체와 사무실 가구 제조업체의 창고와 슈퍼마켓 유통센터 등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이다.

페이스북 부동산 담당 책임자 존 테나니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며 “최고의 성장을 이뤘을 때 준비된 상태이고 싶다”며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인 이유를 밝혔다.

비즈니스 전문 인맥관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은 지난해 마운틴뷰에 있는 산업용 부지를 7900만 달러(약 870억원)에 매입했다.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닷컴도 지난해 41층짜리 빌딩을 6억4000만 달러(약 7000억원)에 사기로 결정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부동산 매입에 뛰어드는 이유는 급성장하는 회사 규모에 맞게 직원 수를 늘리고 업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직원 5800명을 더 뽑았다. 페이스북 직원 수도 지난해 45% 증가해 현재 총 9199명이다.

실리콘밸리 땅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다른 기업들보다 목 좋은 곳을 선점해 경쟁력을 확보해두려는 의도도 있다. 부동산컨설팅 전문 업체 DTZ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인근의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올랐다. 사무실빌딩 1평방피트당 2009년에는 190달러, 2013년에는 299달러였다. 지난해는 329달러까지 올랐다.

부동산 연구 회사 그린스트리트 어드바이저의 제드 리건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공간 전쟁”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굉장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실리콘밸리 내 공간이 비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외로 꼽히는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5년 전 43억 달러(약 4조7000억원) 이상을 들여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260만 평방피트의 땅을 사들였다. 우주선 모양의 신사옥을 짓기 위한 계획으로 애플이 투자한 부동산 중 가장 큰 규모다.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애플이 실리콘 밸리에 투자한 땅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브릿지경제 =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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