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가을 전세대란 온다…수도권까지 상승세 번져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0-08-03 15:38 수정일 2020-08-03 15:42 발행일 2020-08-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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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차3법으로 역대급 전세대란이 펼쳐지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전세시장 (사진= 연합뉴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역대급 전세 대란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임대차 3법’ 쇼크가 서울을 넘어 경기도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 촉발된 전셋값 급등과 매물 부족으로 쫓겨난 전세난민들이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수도권에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9년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법안 통과에 앞서 이미 임대차 시장 혼란이 시작됐다.

서울 전셋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상승했다. 전주(0.12%)보다 상승폭도 커졌다. 올해 1월 첫째 주(0.15%)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전세 가격은 57주 연속 오르고 있다. 또 다른 민간 통계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 올라 5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대부분 단지는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임차 수요는 풍부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를 옥죄는 상황에서 실거주 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어 난데다 시세 대비 비싸게 나온 물건들도 빠르게 매물이 소진되면서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4.6으로 2016년 4월(174.7)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작년 4월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200 사이 수치로 표현된다. 100을 넘어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올가을 수도권 전역에서 그간 경험하지 못한 역대급 심각한 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권으로 내려간 전세 수요는 경기도의 매물 부족으로 더 외곽으로 밀려나는 등 ‘난민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세가 점차 소멸되고 월세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수도권에서 전반적인 전세난이 일어날 것”이라며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