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계약해지 요건 충족"…제주항공 M&A(인수) 포기 수순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20-07-16 15:55 수정일 2020-07-16 16:03 발행일 2020-07-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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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인수 계약 해제 가능" 입장
사실상 인수 및 합병 파기 수순인 듯
이스타항공, 대화 요청 등 '실낱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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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16일,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 해제 관련 입장자료를 통해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사진제공=각 사)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려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추진했던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계약해지 요건을 충족”했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정부 중재 등 고려해 최종 결정은 미뤘지만 사실상 M&A 파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 등으로 재매각이나 정부 지원마저 불투명해 이스타항공이 자칫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서 ‘미아신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6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 해제 관련 입장자료를 통해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항공은 “어제 이스타홀딩스로부터 계약 이행과 관련된 공문을 받았다”며,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해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되었음을 밝힌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언제든지 ‘계약파기’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는 만큼, 현재로선 M&A 무산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고 밝히며, 자신들은 계약성사를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럼에도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 드린다”고 밝힌 뒤,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가 아님에도 제주항공이 추가로 요청한 미지급금 해소에 대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내비쳐, 계역성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