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여당 상임위 독식… 통합당 "민주당이 모든 책임"

김윤호 기자
입력일 2020-06-29 16:12 수정일 2020-06-29 16:12 발행일 2020-06-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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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불참 속 상임위원장 선거<YONHAP NO-3057>
사진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등 의원들이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거를 하는 모습. (연합)

29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독식하게 됐다. 지난 1987년 5월 이후 33년 만이다. 여야는 1988년 총선 이후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해왔다.

민주당과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이날 막판 원 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이 안 되면 의미가 없다며 모든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앞서 단독 선출한 6명 외 나머지 12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번에도 통합당은 불참한 가운데서다.

선출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 김태년·정무위 윤관석·교육위 유기홍·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박광온·행정안전위 서영교·문화체육관광위 도종환·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이개호·환경노동위 송옥주·국토교통위 진선미·여성가족위 정춘숙·예산결산특별위 정성호로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했다.

이 같은 집권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은 당초 제헌국회부터 12대 국회까지 이어졌던 바 있다. 그러다 1988년 총선에 따라 13대 국회가 여소야대 국면으로 접어들자 야권 요구로 상임위원장 배분이 이뤄졌고, 이후 직전인 20대 국회까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시기적으로 민주화 이후에는 정당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이 배분돼왔기에 민주당으로서는 명분상 독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박 의장도 본회의를 개회하며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난국, 남북 경색 등 국가 비상 시기에 국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며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를 통해 정부·여당이 야당 핑계 없이 오롯이 국정책임을 지라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로서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고 1당 독재가 시작된 참으로 참담하고 무거운 날”이라며 “이제 국회는 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우리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