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판' 목소리 높이는 이낙연…비명계 구심점 되나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2-04 15:16 수정일 2023-12-04 15:25 발행일 2023-1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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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재명 체제 직격…"제3지대 신당 창설 취지 공감"
'원칙과 상식' 4인 "혁신안 들어주지 않으면 최종 결단"
기조연설 하는 이낙연 전 총리<YONHAP NO-163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연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3지대 신당 창설’과 관련,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명(이재명)계의 세력화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4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신뢰받지 못한 양 정당이 극단으로 투쟁하다보니 생산적이지 못한 정치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말씀드릴 것이다. 너무 길게 끌어선 안 되기에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걸 저지하기 위한 제3세력의 결집 모색 취지에 공감한다”며 “단지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도움이 되겠는가 (고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당내 비명계 의원들의 거취 결단을 앞두고 세력을 결집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당내 비명계(자칭 혁신계) 의원들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의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 여부에 따라 연말쯤 거취를 결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3일에도 광주를 찾아 이재명 대표 체제를 겨냥해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박시종 전 청와대 행정관 출판기념회에서 “만약 정권이 야당의 약점을 안다면 그 정권이 야당을 무서워하겠나”라며 “정권을 비판하고 견제하려면 야당이 떳떳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선거철이 되니까, 또 공천도 받아야 하니까, 정치인들끼리 서로 비난하고 그런다”며 “남을 비난하려면 자기가 먼저 깨끗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이 개최한 학술 포럼에서도 이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한 바있다.

이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현 민주당에 대해 “참담하다”며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지만.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장 일주일에 몇 번씩, 며칠씩 법원에 가는데 이 일을 어떡할까,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당연히 함직`하다”며 “공천문제나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혼날까 봐 그런 것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 계파별 반응은 엇갈렸다. 당내 친명(이재명)계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흔드는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합리적 조언이라며 이 전 대표에게 힘을 싣고 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