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이은 특정 계층 ‘비하’ 논란…총선 앞두고 ‘빨간불’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1-21 17:16 수정일 2023-11-21 17:16 발행일 2023-11-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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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청년 비하 이어 최강욱 ‘암컷’ 발언…지도부 사과 입장문
과거 김은경 노인 폄하·초선의원 비하 발언 확산…악재 작용
국민의힘 “혐오·분열 저급한 삼류정치…사회악” 맹비난
최강욱 발언 규탄하는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의원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연이은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 내부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이 같은 논란까지 겹치며 총선을 앞두고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은 21일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 입장문을 통해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 규정했다.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자들에 대해 따로 징계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께 실망과 큰 상처를 드린 매우 잘못된 발언으로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히 경고했다는 문자가 나갔다”며 “(사무총장 명의로 공지된 이유는) 당무 실무 책임자가 사무총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징계나 후속조치가 없느냐는 물음에는 “방금 말씀드린 게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토크콘서트에서 “(검찰공화국이라 하지만) 공화국이라는 말은 그런 데다 붙이는 게 아니다. 공화국도 아니고 동물의 왕국이 됐다”며 “동물농장에 비유를 하는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윤석열 정부)는 그걸 능가한다”고 발언했다.

최 전 의원은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해당 발언의 논란은 확산됐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이라는 콘셉트로 제작해 지난 17일부터 게시하기 시작한 현수막에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를 담았다가 “청년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조정식 사무총장은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기획 의도가 어떠하더라도 국민과 당원이 보시기에 불편했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책임을 업체에 떠넘길 게 아니라 당의 불찰이었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특정 계층 비하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 혁신위원회 김은경 위원장은 노인 폄하, 초선의원 비하 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특히 노인 폄하 사건 이후 혁신위 활동 자체가 무너지는 등 이 같은 논란은 민주당 내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 발언에 대해 여성을 비하하는 저질 막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잊을만하면 습관처럼 다시 도지는, 민주당의 막말 본능과 비하 발언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이쯤 되면 혐오와 분열의 저급한 삼류정치로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사회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차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답시고 ‘암컷’ 운운하며 여성을 싸잡아 모욕하는 행태가 과연 정상적인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 전 의원 발언 당시 함께 자리에 있던 민주당 민형배·김용민 의원 등이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며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때부터 이어지는 민주당의 구시대적 성인지 감수성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윤재옥 원내대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로 해서는 안 될 막말”이라고 거들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