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정부, 정책역량 총집중 수출 반등 지속…더딘 中 리오프닝·엔저현상 복병도

김성서 기자
입력일 2023-06-21 16:27 수정일 2023-06-21 17:12 발행일 2023-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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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점차 축소…3분기 반도체·화학공업·선박 수출 호조세 이어질 듯
추경호 “수출·경상수지 긍정적 조짐 나타나…수출·투자 활성화에 총력”
중국 불황 예상보다 장기화…엔저 효과로 경쟁 심한 국내 기업 상품 악영향
하역작업으로 분주한 부산항<YONHAP NO-3257>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

이달 20일 까지의 수출이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오는 3분기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수출에 대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 중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엔저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6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8억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6억4400만 달러) 증가했다. 수출액이 1~20일 통계로 증가세로 접어든 것은 지난해 8월 3.7% 증가 이후 10개월만으로,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수출 기업들이 체감하는 3분기 수출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23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출 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8.7로 올 1분기 이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수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큰 값을 나타내면 전 분기보다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무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의 세계경제 회복 전망과 반도체 경기 저점 통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이 반영해 EBSI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공급량 조절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 둔화와 하반기 낸드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학공업은 무기화학품을 중심으로, 선박은 선가 상승·선박 건조량 증가로 인해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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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수출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지난달 경제동향에 담겼던 ‘수출 부진’이라는 표현을 뺐다. 이에 대해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수출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져가면서 추가적으로 하락하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상반기 안좋았던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하반기에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과 경상수지의 경우에도 일부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수출과 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수출 부진 회복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력 품목에서의 수출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의 불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수출 기업과의 경쟁이 심한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의 수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또 통화 긴축에 따른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고, 미·중 반도체 갈등 지속으로 인한 수출 경기도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고, 대 중국 수출 부진은 통상외교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 수출이 조금은 회복되겠지만, 중국 쪽 수출은 아직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대 중국 수출이 살아나야 하는데 아직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작년부터 감소한 기저효과는 일부 나타나겠지만 빠르게 수출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엔저 효과에 따른 연관성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