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분기 수익률 6.35%… 해외 주요 연기금 중 1위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3-05-30 15:43 수정일 2023-05-30 15:44 발행일 2023-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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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규모 950조… 작년 손실 상당 부분 만회
전문가 “장기목표 수립하고 연금개혁 서둘러야”
4지 선다 국민연금 개혁안…쟁점은? (CG)
(사진=연합)

올해 1분기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6.35%를 기록하면서 해외 주요 연기금 중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번졌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인상 폭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시장 회복이 양호했다는 평가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분기 말까지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6.35%(잠정)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간 수익금은 58조4000억원, 기금 설립 이후 누적 운용 수익금은 509조7000억원, 기금 평가액은(적립금) 95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국민연금은 최악의 수익률을 거뒀다. 작년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은 -8.22%로 손실금은 80조에 육박했다. 국민연금 적립금도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수익률은 지난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해외 중소은행 위기 사태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2~3월 각각 0.25%포인트로 적어지면서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기금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기금운용본부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주로 주식·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런 성과는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월등하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노르웨이국부펀드(GPFG)의 수익률은 5.9%다. 네덜란드공적연금(ABP)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각각 2.3%, 3.6%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이런 성과가 영원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적이고 장기적 운용을 위해선 연금개혁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원종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은 “주식·채권 등에서 높은 수익을 봤단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장기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장기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며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제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금의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우선해야 할 것은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여부”라며 “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은 늘어나고 기금 운용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