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Z 창업이 달갑지 않은 까닭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2-09-15 14:50 수정일 2022-09-15 14:52 발행일 2022-09-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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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태 산업IT부 차장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미취업 청년 10명 중 7명 이상(72.8%)이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미래에 창업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청년 창업 인식 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39세 남녀 미취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8~16일 이뤄졌다. 여기서 MZ세대 미취업자 중 16.0%는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고, 56.8는 ‘현재는 아니지만, 미래에 창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창업할 의향이 없다’는 27.2%였다.

이제 성인이 된 MZ세대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건 일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창업 희망업종이 생계형 업종에 몰려 있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창업에 모험과 도전 등 기업가정신이 빠져있어서다. 실제 창업 희망 분야를 묻는 질문에 MZ세대 미취업자 31.0%가 숙박음식업을 꼽았고 도소매업도 17.9%나 됐다.

반면 IT·정보통신업은 14.6%, 예술·문화서비스업은 9.9%,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7.7%에 불과했다. 창업 동기(복수 응답)는 ‘보다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50.5%), ‘더 많은 경제적 수입을 위해’(46.2%), ‘정년 없이 오래 일하기 위해’(3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도 “새로운 사업 기회에 도전하는 IT·정보통신·기술서비스와 같은 기술형 창업보다 레드오션으로 지적되는 생계형 창업에 청년들이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렇다. 도전 정신과 확고한 비전 없이 단순히 생계를 위해 창업 전선에 나서는 건 또다시 미취업자로 가는 길일 뿐이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