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쌍용차 생존은 '전동화'에 달렸다

김태준 기자
입력일 2022-09-04 08:55 수정일 2022-09-04 08:56 발행일 2022-09-05 19면
인쇄아이콘
김태준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서 KG그룹이 인수작업 마무리 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곽 회장은 “쌍용차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쌍용차는 지금까지 지속가능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90년대 후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흥행을 이끈 ‘무쏘’와 ‘뉴 코란도’ 그리고 소형 SUV 열풍의 주역 ‘티볼리’가 국내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면서다.

하지만 후속모델이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마 카이런, 엑티언을 기억하는 소비자는 몇 되지 않는다. 이정도로 무쏘와 뉴 코란도의 후속모델은 무의미한 출시였다. 티볼리 후속모델은 없었다. 몸집을 조금 키운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을 뿐이다.

코란도는 쌍용차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다. 특히 뉴 코란도는 당시 대학생들의 로망으로 꼽힐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이 대학생들이 이제는 경제력을 갖춘 사회인이 됐지만 현재 코란도를 구매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지금의 코란도는 진정한 코란도가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만 이어졌다.

쌍용차는 뉴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출시를 예고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디자인만 뉴 코란도여서는 안 된다. 전동화 시대에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려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모델이 필요하다.

쌍용차는 KG그룹 인수에 토레스 흥행까지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다음 타자의 적시타가 필요한 상황. 완벽한 전동화 모델의 등장으로 쌍용차가 지속가능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