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버추얼 휴먼' 개발에 몰두… "노래부터 교육, 연기까지 팔방미인"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2-08-23 14:10 수정일 2022-08-23 14:10 발행일 2022-08-24 6면
인쇄아이콘
220823_VH
웹드라마 ‘배드걸프렌드’에 출연한 버추얼 휴먼 ‘민지오’의 모습. (사진제공=덱스터스튜디오)

가상인간 ‘버추얼 휴먼’의 활동 영역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버추얼 휴먼이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해진 덕분이다.

버추얼 휴먼은 실제 사람과 달리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개발 후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아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에 국내 IT 기업들이 버추얼 휴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활용도가 높은 버추얼 휴먼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외국어 교육 전문기업 YBM과 함께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AI 휴먼을 개발한다. YBM이 제공하는 동영상,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스트소프트가 AI 휴먼을 제작할 계획이다.

양사는 외국어 학습 환경에서 표정, 목소리, 억양, 손동작 등 미세하고 다양한 신체적 표현이 학습자에게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AI 휴먼 도입이 학습 효과 극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버추얼 휴먼으로 큰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라며 “그간 쌓아온 교육산업 내 버추얼 휴먼 제작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이번 AI 휴먼 역시 성공적으로 구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시각특수효과(VFX)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가 개발한 버추얼 휴먼 ‘민지오’는 와이낫미디어가 제작한 웹드라마 ‘배드걸프렌드’에 출연해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민지오는 드라마에서 카페 알바생 역할로 출연해 주인공 지수와 호흡을 맞췄다.

민지오는 AI가 생성한 가상 얼굴로 실제 사람과 구별이 되지 않는 하이퍼 리얼리즘 버추얼 휴먼이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봤을 법한 친숙한 이미지를 채택했으며, ‘배우 지망생’이라는 콘셉트를 살려 오디션 영상을 촬영하고 패션과 홈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등의 모습을 SNS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20823_ANA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버추얼 휴먼 ‘애나’. (사진제공=크래프톤)

게임업체들도 버추얼 휴먼 개발 행렬에 합류했다. 넷마블의 버추얼 휴먼 ‘리나’는 지난 6월 패션잡지 나일론 코리아의 디지털 화보 모델로 발탁됐다. 리나는 성격과 재능, 다양한 내러티브를 가진 복합적인 인격체를 지향하는 디지털 휴먼이다.

현재 리나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지난 3월에는 연예기획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리나는 이후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캐릭터로 등장할 뿐 아니라 개발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일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에도 출연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버추얼 휴먼 ‘애나’를 자체 개발 중이다. 애나는 언리얼 엔진 기반 하이퍼 리얼리즘 제작 기술로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실제 사람과 같이 리얼한 모습이 특징이다.

최고 수준의 페이스 리깅 기술로 동공의 움직임, 미세한 얼굴 근육 및 주름까지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신체 전체에도 리깅을 적용해 자연스러운 관절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고도화된 음성 합성 등의 딥러닝 기술을 더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노래하는 고유의 목소리도 입혔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퍼뜨리기 위해 현실 세계에 도착한 애나는 독특한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전 세계 Z세대를 대표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성장할 것”이라며 “오리지널 음원 발매와 뮤직비디오 출시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