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뮬러 E’가 불편한 꼰대 꿈나무

김태준 기자
입력일 2022-08-15 14:24 수정일 2022-08-15 14:25 발행일 2022-08-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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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김태준 기자

포뮬러 E 챔피언십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지난 2014년 중국 베이징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벌써 100번째 경기다.

포뮬러 E는 국제자동차연맹 FIA가 주관하는 전기차 경주 대회로 각 완성차업체의 전기차가 출전한다. 포뮬러 E는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로 경주를 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젊은층과 여성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내연기관 레이싱카는 가슴을 울리는 배기음과 변속시마다 특유의 음색이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많은 모터스포츠 팬이 F1에 열광한다. 반면 포뮬러 E의 전기차는 모기처럼 ‘윙윙’ 거리는 소음이 귓가에 머무를 뿐이다. 속도감도 F1보다 낮아 몰입도가 떨어졌다. 결국 포뮬러 E에서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찾을 수 없었다.

젊은 세대가 중요시하는 공정함을 반하는 규정도 존재한다.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에게 추가적인 부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팬 부스트’다. 소위 말하는 인기투표이기 때문에 유명 완성차업체나 여심을 사로잡을 만한 선수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 이렇게 얻은 추가출력은 경기 중 추월에 사용된다. 한마디로 출발점이 다른 공정하지 못한 경주다. 실력과 공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이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와 고령층의 사고방식 차이로 갈등을 빚곤 한다. 기자는 그 중간에서 양쪽의 의견을 전달하거나 조율을 돕는 위치에 있다. 모터스포츠 업계에서도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의 의미를 전달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포뮬러 E만큼은 거부감이 든다.

이를 두고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손가락질을 받아도 차라리 기존 것을 애정하는 낭만적인 꼰대로 남는 것을 택하겠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