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블록체인 게임 개발 '경주'… 게이머 시선은 '싸늘'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2-08-11 11:06 수정일 2022-08-11 13:44 발행일 2022-08-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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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컴투스·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 등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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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신작 MMORPG ‘미르M’. (사진제공=위메이드)

국내 게임업계가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경주하고 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플레이와 경제 시스템을 연동함으로써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전략이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의 움직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수익 창출에 집중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질적인 측면에서 해외 게임업체에 뒤쳐지고 있다며 비판하는 분위기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러 게임업체가 블록체인 게임 및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위메이드다. 지난해 ‘미르4 글로벌’이 최고 동시접속자 130만명을 기록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위메이드는 최신작 ‘미르M’을 비롯해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게임을 올해 말까지 1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삼고 라인업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9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2’ 현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현실과 실물경제 사이 장벽을 무너뜨린다. 서로 다른 게임 내 자산을 거래하는 ‘인터게임 이코노미’가 실현될 것”이라며 “향후 3년 내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투스그룹과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도 블록체임 게임 전략을 공개했다. 컴투스그룹은 지난 9일 KBW 2022를 통해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을 지향하는 ‘XPLA(엑스플라)’를 최초 공개했다. 컴투스는 오는 19일부터 엑스플라 메인넷을 본격 가동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계열사 보라네트워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BORA)’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서비스를 공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메타보라의 ‘버디샷’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월드’ △라이징윙즈의 ‘컴피츠’ 등 올 하반기 선보일 보라의 온보딩 타이틀을 비롯해 △캐주얼 대전 보라배틀(가칭) △스포츠 시뮬레이션 ‘베이스볼 더 블록(가칭) △스크린골프를 활용한 ’프렌즈 스크린 NFT(가칭)‘ 프로젝트 등을 발표했다.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폴리곤과 협력해 웹 3.0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 X’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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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하반기 보라 온보딩 1차 라인업. (사진제공=메타보라)

이러한 국내 게임업계의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대해 국내 게이머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게임사가 돈 버는 게임에 몰두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데 소홀히 한다는 것이 주된 비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중국 게임에도 게임 완성도 면에서 국산 게임이 밀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한강 세빛섬에서 열린 중국 게임 ‘원신’ 오프라인 행사에는 3만명이 몰리는 등 중국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의 시선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계에서도 국산 게임의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지난 5월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으며,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가 활성화된 글로벌 시장도 동남아시아 정도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게임의 사행성을 견제하는 게임법으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의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7월 열린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게임은 글로벌 코인 시장과 연결되어 있다. 코인 시장이 침몰하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불신도 늘어난 상태”라며 “게임은 게임 자체로 즐거워야 한다. 게임업계는 진정한 블록체인 게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