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타 유튜버의 은퇴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2-08-04 14:15 수정일 2022-08-04 18:29 발행일 2022-08-05 19면
인쇄아이콘
20220626010005970_1
이희승 문화부 차장

최근 돈과 명성을 한 몸에 얻은 유튜버들의 은퇴(?) 소식이 아쉬움을 더한다. 재테크 채널 ‘신사임당’(구독자 182만명)을 만든 주언규 PD는 ”자신의 이름을 빼고서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면서 은퇴를 시사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월급 180만원의 직장인에서 100억원의 자산을 소유하게 된 방법을 영상에 담아내며 인기를 모았던 주인공이다. 이후 책 출간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스타로 거듭났다. 이후 자신의 채널을 팔고 미국행을 결심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아쉬움을 더했다.

‘밀라논나’로 유명한, 9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이자 패션디자이너 정명숙도 그간 활동을 마무리하며 ‘휴식’을 선언했다. 그간 랜선할머니로 불리며 수많은 구독자들의 영혼을 위로했던 그는 “본인의 삶에 당분간 충실하고자 한다”는 말로 휴식 의사를 밝혀 아쉬움을 전했다.

후폭풍은 대단하다. 휴식을 선언하며 마지막 영상에서 추천한 책 ‘삶의 격’은 인문 분야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출간된 책은 지난 22일 영상에서 언급된 이후 보름만에 2000부가 넘게 팔렸다.

이들은 ‘돈’이 아닌 ‘공감과 위로’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그 안에 PPL와 정보도 있었지만 ‘나도 그랬어. 하지만 내 방법은 어때?’라고 눈높이로 다가간 지점이 크다. 높아진 인기, 노출된 삶만큼이나 수익도 얻었을테지만 이들 역시 공인으로서의 피로도가 상당했을 것이다. 뉴스면에서 스타 유튜버들의 사건사고가 심상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들이 정상의 자리에서 선언한 휴식이 개인적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를 빈다. 그 결과물이 언젠가 우리들에게도 ‘공유’될 그날을 기다리며.

이희승 문화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