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머리 숙인’ 스타벅스, 무엇을 놓치고 있었나?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8-01 14:03 수정일 2022-08-01 14:05 발행일 2022-08-02 19면
인쇄아이콘
기자수첩 양길모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지난 28일 스타벅스가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 사과문과 함께 재발방지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살펴보면 이번 논란과 관련된 사과의 내용과 함께 인지 이후 뒤늦은 사과문의 이유, 폼알데하이드 관련 인지 경위, 폼알데하이드 검출 시험 결과, 전사적 개선 방향 등 내용에 심혈을 기울였다.

분명 사과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과 잘못에 대한 반성 보다는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해명이나 보상에 치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구체적인 재발방지보다는 잘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애매모호한 기준의 보상책이 먼저였고, 23년간 스타벅스를 애용하고 굿즈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보다는 기자들에게 보내는 해명이 우선이었다.

스타벅스는 종이빨대 악취에 이어 샌드위치 부실 논란 때에도 ‘문제없다’는 식의 대응으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해왔다.

이번 논란도 스타벅스는 1급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 가방류는 ‘안전 요건’ 적용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2022 여름 e-프리퀀시’를 진행했다. ‘스타벅스니까 이해할꺼야’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해 더 큰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어떻게 조치하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스타벅스의 운명을 크게 가릴 것이다.

매년 선보이는 한정판 굿즈 열풍과 품절 대란이라는 화려함 속 스타벅스가 ‘한 분의 고객, 한잔의 음료, 하나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는 초심을 다잡고, 소비자들 손에 초록색 로고가 박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기업으로 남았으면 한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