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억눌린 부동산 시장, 그래서 더 불안하다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2-07-28 14:32 수정일 2022-07-31 09:43 발행일 2022-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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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지금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아니라 ‘억눌림’ 상태죠. 손을 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시장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 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하향 안정기란 매수수요 감소와 가격상승률 둔화, 매물증가, 실거래가 하락, 미분양 등에 의한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말하고 있다. 최근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11주 연속으로 위축됐다. 집값도 전국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매매 거래도 꽁꽁 얼어붙었다. 얼마 전까지 세 자릿수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두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인위적 수요 억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고 하지만 시장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크지 않다. 고강도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조정규제지역, 분양가 조정 등 아직 규제로 꽁꽁 묶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부터 시행된 1억원을 넘는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 자체가 오히려 줄어들어 부동산 심리는 더 꺾이기도 했다. 분양가상한제 개편도 소폭에 그쳐 업계에서는 큰 실익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얼어붙은 매매 건수로 전체 시장을 파악하기에 그 숫자가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점과 일부 지역에서의 신고가가 여전하다는 점 등을 보면 시장이 정상적인 하락 안정기 모습은 아닌 게 틀림없다. 지금은 사회 전반적으로 ‘집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지가 과거와 달라진 만큼 규제로 억눌릴 수록 오히려 집값은 언젠가 더 높이 튕겨나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국내 경제 자체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의 회복 없이는 국내 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어렵다.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