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대 흥행 스스로 포기한 민주당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2-07-04 14:42 수정일 2022-07-04 14:42 발행일 2022-07-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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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정재호 정치경제부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어그러졌다. 20대 여성 정치신인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무산이 그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할 사유를 발견하지 못 했다고 판단했다”며 “당무위원회에 박지현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한 방송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 입당 6개월이 안 된 자신의 출마 자격 문제를 비대위원회나 당무위원회에서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의 기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흐름을 넘어서고자 97그룹(1990년대 학번, 1970년대생)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Z세대를 대표하는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는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도전으로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또 그동안 박 전 위원장은 ‘n번방’ 사건을 공론화시킨 활동가 출신인 만큼 젠더이슈에 강점을 가지고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리고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이 당내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주장한 ‘86용퇴론’ 등은 민주당의 경직된 구조를 흔드는 신선한 목소리였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이후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대녀(20대 여성)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박지현의 활용은 딱 지방선거까지 였다. 민주당의 경직된 사고방식이 8월 전당대회 흥행을 포기한 건 아닐까.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