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의 위력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2-06-27 14:30 수정일 2022-06-28 10:40 발행일 2022-06-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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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차장

다시는 극장에서 웃지 못할 줄 알았다. 셧다운이나 다름없었던 극장가의 온기를 되살린 건 마동석의 강력한 마력 덕분이다. 곧 1200만 돌파가 확실시되는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최초의 1000만 영화이자 그동안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올스톱됐던 제작보고회와 내한 행사를 부활시키는 청신호가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 된 이후 꼭 한달 만인 5월 18일 개봉한 것도 신의 한수였지만 이후 진행된 쟁쟁한 행사들도 그간의 억눌린(?) 분위기를 증명한다. ‘탑건: 매버릭’의 내한 행사와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제작보고회, 쇼박스 미디어데이, 티빙X파라마운트 론칭쇼 등이 불과 일주일 차이로 열렸다.
과거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선공개’하며 미디어 노출을 목표로 삼았던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대대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무려 10번째 내한한 톰 크루즈의 남다른 한국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월드 프리미어를 비롯한 영화관련 홍보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돼 각자의 스케줄을 소화 중이던 ‘탑건: 매버릭’ 출연진들은 영국에서 ‘미션임파서블’의 촬영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한국행을 강행하는 톰 크루즈의 소식을 듣고 두말 않고 달려왔다. 
이들은 각자의 SNS에 광적이면서 동시에 신사적인 한국 팬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다시금 감격에 젖었다. 동명의 스페인 인기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한국판 ‘종이의 집’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3위를 기록했다. 24일 시즌1 전편이 공개된 지 하루 만의 성적이다. 
티빙에 공개된 파라마운트+의 반응도 뜨겁다. 파라마운트+가 티빙을 통해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강조한 콘텐츠는 ‘헤일로’다. ‘헤일로’가 공개된 시점에서 해당 분기 파라마운트+의 가입자는 680만명 가량 늘었다. 이를 통해 누적 가입자 4000만명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분기 파라마운트+의 수익은 전분기 대비 148% 성장한 5억8500만 달러(약 7532억원)에 달한다.‘ 헤일로’는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시리즈의 최신작이기도 하지만 한국배우인 공정환, 하예린이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이정재 감독의 데뷔작 ‘헌트’도 글로벌 쇼케이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이정재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온라인으로나마 해외 취재진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세상에서 장르와 장소, 국적의 구분은 더욱 모호해졌다. 하지만 핵심 코어에서 한국이 가진 남다른 힘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