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금리 시대, 집값 괜찮을까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2-06-20 15:31 수정일 2022-06-20 15:32 발행일 2022-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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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올해 초 서울 외곽에 한 아파트를 구매한 지인은 요즘 집값 걱정에 잠이 안 온다고 한다. 그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불안감에 주택담보에 신용 대출까지 총 6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아 생애 첫 집을 구매했다. 그런데 최근 너무 고점에 집을 산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 매일 수시로 아파트 시세를 확인한다. 대출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자부담과 집값 하락 직격탄을 맞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탓에 한은이 연말 기준금리를 최소 1.00%포인트 더 올리면 대출금리가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금융권 전망이 나온다. 높아진 집값에 금리부담까지 이어지면 주택매수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심리가 위축돼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면 자연스레 집값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시장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은 늘었지만 금리 인상 부담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역대급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가격도 하락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다만 재건축 등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현재 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집값은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고려해 시장 추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끌’로 집을 산 사람들이 집값에 누구보다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하지만 매일같이 집값 떨어질 걱정에 잠 못 든다면 내 집 마련 기쁨보다 그 고통이 더 크지 않을까. 집값 거품이 선거이후 꺼질 것이라고 전망한 한 전문가가 한 말이 있다. “집은 장기전이라고…”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