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00조 투자, 경제회복 마중물 되려면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2-06-02 08:26 수정일 2022-06-02 08:36 발행일 2022-06-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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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산업IT부 기자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지난달 앞을 다퉈 투자계획안을 쏟아냈다. 주요 기업들이 자사의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은 크게 특기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불과 이틀이라는 기간에 주요 그룹이 일제히 1000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동시다발적으로 밝힌 점은 분명 이례적이다.

투자계획에서 그 규모만큼이나 눈에 띄는 점은 국내 투자 비중이 단연 높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주요 그룹이 밝힌 국내 투자 규모는 약 840조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80%를 넘는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직간접적으로 최대 약 40만여명의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고용 문제 역시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경제위기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엄중한 경제 현실에서, 주요 그룹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앞장선 점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주요 기업이 공언한 수준의 투자가 실제 단행된다면, 이번 계획이 향후 국내 경제 회생의 마중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재계의 역대급 투자 청사진이 공염불을 면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기업들은 이번에 밝힌 투자·고용 계획을 보다 현실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할 필요가 있다. 과거 사례처럼 신정부와의 밀월기간이 끝남과 함께, 투자 계획이 흐지부지된 경우가 적지만은 않다. 이미 재계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이 꺼내든 채용 규모 등이 다소 비현실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키는 역시 정부가 쥐고 있다. 기업들이 약속한 수준의 고용과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 철폐와 세제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와 법령을 하루 빨리 개정하고, 재계가 마련한 투자 계획에 부합하는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